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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사랑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0-12-17,   조회수 :3320
             참된 사랑  
                                                             민상홍(한의사)

크리스마스 성탄절을 지나 연말이면 한해를 돌아보게 된다.
보통 잘한 일과 못한 일을 손꼽아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올해 제일 잘한 일은
전진상과 인연을 맺어 한방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암환자 치료와 무의촌 봉사를 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갖고 있던 중,
인터넷으로 찾고 방문하여 전진상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연락을 드리고 면접을 보던 날 얼마나 떨리던지, 그 때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말기암 환자에게 무얼 해줄 수 있을까!’
‘양방 의사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면접 봤는데, 한방 봉사는 필요없다고 하면 어떡하지!’  
‘실제로 노인, 중풍, 치매 환자들이 많은 요양원, 복지관 봉사는 많이 해봤지만,
이건 차원이 틀린 암환자 아닌가! 그것도 말기암이니!’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이건 정말 쓸데없는 걱정, 기우였다.
전진상의 의사, 간호사, 복지사 선생님들과의 세 차례 상담을 하는 동안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분위기에 놀랐고
한의사를 대하는 편견 없는 마음에 인상 깊었다.

2010년 2월 27일. 토요일 오후
전진상 완화의료센터 한방 봉사 첫날이다.
누가 그랬던가. ‘첫사랑은 잊혀지는 게 아니라 가슴에 묻어둔다고’
나 역시 첫 환자의 만남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40대 초반 남성. 000 위암 말기.
8개월 전 소화불량, 복통과 등판통증으로 병원에 갔는데
조직검사 결과 위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암세포가 복막으로 다 퍼진 상태라
수술도 힘들다고 하여 6차례 걸쳐 항암치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상태가 악화되어 배에 복수가 풍선처럼 가득차서
현재 정기적으로 복수를 빼내고 있는 상태였다.
58kg였던 체중이 8개월 사이 20kg이상 빠졌다고 했다.

차트에 적힌 병력을 읽고 환자 방으로 들어섰다.
환자의 보호자, 아내가 곁을 지키고 있었다. (난 간병인이 아니라, 가족들이 옆에 지키고 있을 때가 정말 좋다^^ 왠지 내 마음도 편해진다)

최근에 배가 아파서 통증이 심하면 땀이 비오듯이 하고,
눈이 너무 아파 안대를 착용해야 한단다.
2-3일 전부터 죽으로 식사를 대신하는데, 그것마저 다 토해버렸다고 했다.

보호자에게 상담과 위로를 해드리고
환자에게 잘생겼다고 칭찬을 해주고 (실제로 이목구비가 잘 생겼다.^^)
손을 잡고 진맥을 했다. 그런데 진맥을 하고 있는 내 손가락을
자신의 손으로 움켜쥐고 고마워하는 게 아닌가! (정말 애기들 손 같을 때가 있다)

진맥 결과 기력과 근력이 매우 약해
거미줄처럼 끊어질 듯 말듯 매우 약하게 잡히는
전형적인 말기암 맥이 나왔다.
눈이 아프다고 하여 눈 주위에 침을 놓고
기혈氣血을 보해주는 침을 놓아주었다.
진맥하고 침을 놓는 시간 동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안대를 벗고 눈도 마주치고... 아직도 그 웃는 선한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아마도 한방 치료를 좋아하는 분이셨나보다.
(아니면 잘생겼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지셨나보다^^)

이틀 후에 복지사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침을 맞으신 날 편히 계시다가 일요일날 오후에 악화되시면서
삼일절 월요일날 하늘나라로 가셨단다.
나의 첫사랑은 그렇게 떠나버렸다. 봉사한지 1년이 다 되어 지금 이제야 깨달았다.

한의사가 와서 진맥하고 침을 놓는다는데
임종을 앞둔 말기암 환자에게
얼마나 쾌속하고 신통한 효과를 기대하겠는가!

손목과 손을 잡아주는 진맥이란 스킨쉽을 통해서
그동안 고생했다고 충분히 잘 견뎌 냈다고 칭찬을 해주고
혼자가 아니라고 위로해주는 것이다.

침針도 마찬가지다. 예리한 침끝으로 암덩어리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란 씨앗을 침針에 담아 하나하나 심는 것이다.
아직 화가 나는 마음, 원망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제는 모두 용서하고 회심回心하기를 바라면서 희망을 심어보는 것이다.

현재 전진상 완화의료 센터는
양의사 분들이 상주하시면서 말기암 환자를 치료하는 곳인데,
한의사인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진료를 하고 있다.

난 비빔밥을 좋아한다.
각종 나물을 밥에다 넣고 고추장으로 쓱쓱 비비고
참기름 한 숟갈 향기나게 골고루 뿌린 후
한입에 가득 떠서 먹으면 정말 행복해진다.

재료의 원형이 다치지 않고
각각의 장점을 살려 향기나게 섞여지듯이
나는 이것이 진정한 양방과 한방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환자를 사랑하는 통합의학이 전진상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확신한다.

전진상의원을 만들어 주신 스테파노 김수환 추기경님과
국제카톨릭형제회(A.F.I) 선생님들에게 다시 한번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참된 사랑은 참으로 사랑하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한다.” -추기경님 어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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